인텔 셀러론 L420 CPU (셀러론 400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

 Intel® Celeron® Processor 420 (512K Cache, 1.60 GHz, 800 MHz FSB)

 

 의외의 성능을 보여준 인텔 싱글코어 CPU 셀러론 L420 (400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셀러론 400 시리즈는 2006년~2008년에 출시되었습니다. 기억에 의존한 사용기이기 때문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웹서핑 등 간단하게 이용하기 위해 구입한 CPU가 L420입니다. 당시 CPU 중 저전력 제품으로 전기 요금을 줄일 수 있다는 점과 저렴한 가격이 L420을 선택한 이유였습니다. L440이 아닌 L420을 구입한 이유도 가격 때문입니다.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이용하지 않기 위해, 지포스 그래픽이 내장된 메인보드를 이용하였습니다.

 

 

 펜티엄4 3.0~3.2정도의 성능이라는 글을 보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비교적 상당히 부드러운 웹서핑이 가능했습니다. (일부 쇼핑몰을 이용할 때 느려지는 문제가 있었으나, 램을 1G에서 2G로 업그레이드한 후 해결이 되었습니다.) 제가 체감한 성능은 펜티엄 4 3.0c 보다 높은 성능이었습니다.

 

 생각보다 괜찮은 성능이어서, 처음 구입했던 목적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이용했습니다.

 

 풀HD 영상을 볼 수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펜티엄 E2160에서 무난하게 볼 수 있었던 풀HD 영상이 L420에서는 끊김이 발생했지만, 코덱과 동영상 플레이어의 설정 변경으로 끊김없이 풀HD 영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풀HD 영상을 재생할 때, CPU 사용률이 90% 이상까지도 올라가서 다른 작업을 동시에 하는 건 어려웠습니다.

 

 L420으로도 다양한 게임을 즐겨볼 수 있었습니다. 지포스 내장 그래픽의 한계로 3D게임을 즐길 때는 렉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카트라이더와 팡야는 무난하게 돌아갔습니다. 팡야의 경우 진행 속도가 조금 느린감이 있었지만, 게임을 즐기는데 문제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삼국지11은 풀옵션에서 렉이 발생하여, 옵션을 조절해야 했습니다. 날씨 효과만 줄여도 상당히 개선되었습니다. 하지만, 옵션을 줄여도 턴과 턴 사이에는 어느 정도의 렉이 발생하였습니다. 렉이 있다고 해도, 게임을 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어서, 삼국지 11을 아주 오래 즐겼던 거 같습니다.

 워크래프트3는 거의 모든 옵션을 최하로 설정했습니다. 하지만, 다수 대 다수의 대결이나 일부 유즈맵을 즐길 때, 렉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잠깐, 테스트 목적으로 라데온 HD3450을 장착한 적이 있는데, 높은 옵션에서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걸로 보면, CPU보다 그래픽카드가 원인이었던 거 같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즐기는 건 어려웠습니다. 그래픽카드를 추가하여도 렉이 심했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로 인해, 시도하게 된 것이 오버클럭입니다. 약 3GHz까지 오버클럭하여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정도 사용했는데, 갑자기 부팅이 되지 않았고, 3GHz정도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오버클럭이 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정확한 수치는 기억나지 않지만) 2.66GHz에서 안정화하여,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오버클럭을 하여도, PC게임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습니다. 오버클럭은 포기하고, L450으로 업그레이드 하여, 안전성을 택했습니다. L450은 2.2GHz로 비교적 많은 클럭 상승이 있었으나, 체감 성능은 그만큼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싱글코어 셀러론의 태생적인 한계로 보였습니다.

 

 이 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마비노기 영웅전 등을 즐기기 위해 AMD의 페넘II CPU를 사용했지만, 저사양이 필요한 PC에는 셀러론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400MHz대의 셀러론을 시작으로 펜티엄4 시절의 1.2GHz 셀러론과 셀러론D을 사용하면서, 다시는 셀러론을 안 쓰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같은 클럭의 펜티엄에 비해 너무나 낮은 성능과 잦은 일시적인 멈춤 현상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전력만 보고 구매한 셀러론 L420이 생각했던 거 보다 더 좋은 성능을 보여주면서, 셀러론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셀러론의 변화로 지금의 셀러론은 웬만한 게임은 무리없이 돌릴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가진 CPU가 된 거 같습니다.

 

*. 인텔 홈페이지에는 L420이라는 모델명이 아닌, 420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Intel® Celeron® Processor 420 (512K Cache, 1.60 GHz, 800 MHz FSB)

 

 

*. L450은 국내 정식 박스 제품으로 출시되지 않아서, 벌크 제품으로 구매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인텔 홈페이지에서 L450을 확인할 수 있지만, 그 당시의 인텔 한글 홈페이지에는 L420, L430, L440의 정보만 있었고, L450은 영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