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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PC게임

CRUSADER : NO REMORSE 게임의 컴퓨터 사양에 대한 이야기 (크루세이더 노 리모스)

 이번달 오리진(Origin)의 선물 무료 게임을 확인하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 즐겼던 게임 "CRUSADER : NO REMORSE (크루세이더 노 리모스)"였기 때문입니다.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가네요. 상당히 난이도가 높았던 게임으로 기억됩니다. 엔딩을 못 보고, 중간에 포기했던 게임입니다.

 

 

 그럼에도 이 게임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컴퓨터 하드웨어에 대해 처음으로 관심을 가지게 해 준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제가 사용하던 컴퓨터는 486DX-66, 4M RAM이었습니다. 170여만원을 주고 구매했던 컴퓨터입니다.

 그런데, "CRUSADER : NO REMORSE" 게임은 실행이 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의 컴퓨터에서는 되는데, 제 컴퓨터에서만은 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조차 되지 않던 시절에, 이 게임을 실행하기 위해 어린 나이에 발품을 팔아가며 많이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다가 하드웨어 성능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친구의 컴퓨터와 제 컴퓨터를 비교했는데, 친구의 컴퓨터보다 낮은 사양은 램과 하드디스크 뿐이었습니다.

 

 PC통신을 이용해서 중고 2M 램 4개를 구매했습니다. 총 8M 램이 되자 "CRUSADER : NO REMORSE" 게임이 실행되었습니다. 그런데, 게임을 하는 도중에 다운되는 현상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컴퓨터 수리점과 PC통신을 이용해 다운 현상을 해결하면서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컴퓨터의 CPU가 사실은 486DX-66이 아니라 486SX-33 수준이었던 겁니다. 오버클럭으로 486DX-66으로 표기된 성능을 내고 있었던 겁니다. 컴퓨터 케이스에 터보 버튼이 있었는데, 이걸 눌러두면 486DX-66으로 작동하고, 다시 누르면 486SX-33수준으로 작동했던 겁니다. 결국 제 컴퓨터의 CPU 486DX-66이 아니었고, 오버클럭으로 작동되어 게임을 하는 도중에 잦은 다운 증상이 발생했던 겁니다.

 

 하드디스크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친구들의 컴퓨터는 대부분 적어도, 200MB~300MB급이었는데, 제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는 겨우 100MB대였습니다. 심지어 386 컴퓨터를 사용하는 친구의 컴퓨터도 하드디스크 용량은 300MB급이었습니다. 게임을 좋아해서 많은 게임을 즐기고 싶었지만, 늘 하드디스크의 용량 부족으로 많은 플로피 디스크 구입비용이 발생했습니다.

 

 계산을 해보니, 170여만원을 주고 구입한 컴퓨터인데, 사실은 가격에 한참 떨어지는 사양의 컴퓨터를 구매한 겁니다. 뒤에 추가한 시디롬은 20만원을 줬는데, 알고보니, 절반 가격에도 한참 못 미치는 완전 구형 시디롬을 장착해 주었습니다. 이 모든 걸 부모님의 가까운 친구분에게 구매했는데, 어린 마음에 아는 사람에 사기 당했다는 아픈 기억만 남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린 나이지만, 컴퓨터를 구매할 때는 꼭 잘 알고 구매하거나, 메이커PC를 구매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 후, 대학생이 되었을 때 급하게 구입해야 했 펜티엄3 컴퓨터를 제외하면, 직접 부품을 구입해서 조립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CRUSADER : NO REMORSE" 게임은 저에게 지금까지도 컴퓨터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해 준 게임입니다. 정작, 게임은 많이 즐기지 못했습니다. 난이도가 제법 높은 편이고, 아케이드 장르의 게임은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